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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쇼퍼

한 해동안 고생한 나를 위한 선물 '립스틱'

by 마리의취향 2022.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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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해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연초에 생각했던 많은 계획들 중 일부는 없던 일이 되어버렸고, 일부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곧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다닐 수 있다고 하는데 기사를 보자마자 얼른 립스틱을 바를 생각부터 나는 스스로가 참 머쓱했다.

 

명품관에서 일을 할 때 열심히 제품에 대해 안내를 하다 멍하니 내 얼굴을 뚫어져라 보는 고객이 있기도 했다. 시선을 의식하고 잠시 말을 멈추고 기다리면 립스틱 색깔이 너무 예쁘다고 어디꺼냐는 질문을 종종 받기도 했다. 말을 많이 하는 일이다 보니 지속성이 좋고 또렷한 립스틱 컬러를 많이 쓰고는 했었는데 쓰는 제품을 소개해 드리면 너무 잘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시기도 하셨다. 그렇게 추천해 드렸던 립스틱 몇 가지를 소개해볼까 한다.

 


 

1.  TOM FORD BEAUTY  │  LIP COLOR ROUGE À LÈVRES 40 SMOKE RED


톰포드 립스틱은 비싸다. 하지만 고체상태로 립스틱일 때 색감과 내 피부에 올려졌을 때 색감이 다른 제품이 많고 그 색상이 매우 뚜렷하다. 그리고 입술에 잘 안착하도록 신경을 써주면 지금까지 써본 립스틱 중에서 묻어나는 것도  가장 적었다. 지금은 구하기가 더 힘들어져 아끼고 아끼고 있는 립스틱인데 톰포드에서 발라본 립스틱 색상 중 고급스럽고 세련된 분위기를 이만큼 자아 내주는 립스틱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2. NARS │ 벨벳 매트 립 펜슬 돌체 비타


립스틱을 깜빡하고 집에 두고 왔던 날 점심을 먹고 수정할 립스틱이 없어 고민하다 다시 매장으로 들어가는 길에 충동구매해버린 제품이다. 원래 내 입술 색인 듯 하지만 얼굴에 화사한 느낌을 주는 색이어서 피부톤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잘 어울리는 색상이다. 립스틱 색상을 고르려면 퍼스널 컬러 진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것보다 얼굴에 얹는 전체 색조화장(파운데이션, 아이라이너, 아이섀도, 아이브로우, 블러셔 등등)의 조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쪽이라 나스의 돌체 비타는 원래의 입술색을 더 깊이 있고 생기 있게 표현해주는 정도의 컬러감이어서 무난하게 어디든 어울릴 수 있다는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소개한 톰포드 립스틱 같이 짙은 색의 립스틱을 입술 가득 빽빽하게 바르기 부담스러울 때 이 립 펜슬과 섞어서 사용하기에도 아주 좋다.


 

3. LUNA │ 매트틴트 레더 샌드브리즈

틴트는 사실 다른 제품을 칭찬받았지만, 지금은 단종되어버린 입생 로랑 뷰티 베르니 틴트 9번이다. 그래서 써 본 틴트 중 가장 가성비가 좋고 색상도 입술에 착 붙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제품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루나는 애경산업의 대표 브랜드로 올리브영에 입점해있는 국산 브랜드다. 이 제품은 전색상을 다 추천하는데 제일 연한 색인 샌드 브리즈와 섞어서 쓰는 재미가 있다. 가격도 30% 세일이 들어가서 공식 스마트 스토어에서 11,2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글을 읽는 시점에도 세일을 하고 있다면 다섯 색상을 구매해 화장대 한 켠을 장식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틴트는 액상 특성상 조금만 잘못 잠가도 가방이 엉망진창이 되는 게 틴트의 단점 중 하나라면 이 제품은 틴트 케이스도 쓰기가 참 편한데, 손쉽게 꽉 잠기고 새지 않는다. 저렴한 브랜드 치고는 케이스의 매트한 질감이 고급스럽고 예쁘기도 하다. 참, 저렴하다 보니 매트한 느낌으로 마무리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마무리할 때 티슈로 겉에 남는 내용물을 한번 찍어내고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4. GUERLAIN │ 키스키스 텐더 매트 940 MY ROUGE

하아... 겔랑. 그리고 빨간 립스틱. 어떤 브랜드이건 그 브랜드가 정말 잘하는 것이 있다. 겔랑은 1828년부터 화장품을 만들어왔고 럭셔리한 고객층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향수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립스틱도 정말 잘 만드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겔랑은 향수병 같은 아름다운 립스틱 케이스가 특징적이며, 요즘에는 커드터마이즈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면 어렵지 않게 들여다볼 수 있으니 한번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겔랑에서 지속력이 좋은 키스키스 텐더 매트 중에서도 도장밥 색깔 같은 이 색상을 추천한다. 빨간 립스틱이 유행을 타기도 한다지만 나는 이 빨간 립스틱도 클래식 스타일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오랫동안 전통적으로 강렬한 느낌으로 메이크업의 마무리가 된 빨간 립스틱. 

사실 나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이 빨간 립스틱으로 얼굴에 생기를 더하고 입술로 시선을 집중시켜 가려도 드러나는 퀭한 눈매를 커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립스틱이 뭔지 물어보는 고객이 가장 많았어서, 나에게는 행운을 주는 아이템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당신에게 립스틱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나는 어릴 적 동네 어른들이 예쁜 여자분을 두고 표현할 때 립스틱만 발라도 화장한 것 같이 예쁘다는 표현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바빠 맨얼굴일 때에도 괜히 입술에는 색깔을 더하고 사람들을 만날 때가 많은 것 같다. 립스틱은 나에게 가장 간편한 액세서리 중 하나인 것이다.

한 해동안 고생한 애를 쓰며 살아온 나에게, 또는 가까운 지인에게 립스틱을 한 번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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